주저리 주저리

2022 회고를 빙자한 일기

Ju_Hyang 2023. 2. 5. 17:18

나에게는 꽤 의미있는 2022 회고를 가장한 기록을 해본다.

버즈빌리언으로서의 시작

작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아무래도 가장 의미있는 이벤트는 이직인 것 같다. 꽤 오랜기간 지냈고 첫 직장 이었던 레이시오를 벗어나서 첫 이직에 성공한 해이다. 하반기에 넣었던 모든 공채에서 면접과정 중 탈락한 나에게 추천서를 제안해줬던 Nike덕에 안드로이드 SDK 개발이라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추천의 이유가 Nike 본인이 합격할 정도라면 나도 당연하게 합격할 정도라는 말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름 개발자로서 인정받고 있구나 하며 뿌듯한 기억이다. 나를 추천해준 Nike 와 응원해준 다른분들에게 감사를 돌린다.

버즈빌의 채용과정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굉장히 빠른 결과 통보였다. 1차면접은 잠실에서 석촌호수 위의 다리를 건너면서 전화를 받았다. 발걸음을 가벼이 저녁밥을 먹으러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최종 면접은 면접이 끝난 후 집에 가는 길 정확하게 연신내역에서 환승을 기다리던 그 순간 전화가 왔다. 들어가는길은 잭다니엘과 함께였고 열심히 그 순간을 즐겼던 것 같다. 다른곳이랑 비교하자면 최소 1개월은 빠르지 않았나 싶다. 어딜가도 버즈빌과같은 속도는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너무 행복한 경험이었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버즈빌리언으로써의 첫 팀은 CCO 팀 이었다. 열심히 디버깅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매체사에서 들어오는 이슈들을 처리하면서 버즈빌이 무엇을 만들고 파는 회사인지 많은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여러 이슈를 해결하고 연동지원을 하면서 어떻게 버즈빌의 SDK 를 활용하고 사용하는지 배운 시간이었다. 이 팀에서 많은 인연들을 만난 것 같다. 나혼자 제 2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는 JD 를 만날 수 있었고, 버디였던 Goerge 그리고 Olivia, Jasmine, Molly 세명의 멋진 누나들을 만날 수 있는 팀이었다. 내가 기대했던 팀원들은 친하게 지내면서 부탁하는게 어렵지 않은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기대했던 팀 분위기라고 더더욱 좋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시의 나는 바뀐 환경과 어색한 팀원들 안에서 혼자서 이슈를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던것 같다. 당시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환경인 영향도 있었겠지만, 나에게 맡겨진 일은 내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나중에 들었던 이야기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혼자서 하려는 성향이 강해보였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고민들을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긴하다. 이건.. 괜찮으려나..?

SDK 개발자로서의 시작 

CCO 에서 2분기까지 보내고 실제 제품 개발팀인 Output으로 팀 이동을 하게 되었다. 팀에 합류한 초반에는 괜한 어색함에 일만 열심히 했던 것 같다. SDK 코드 작성에 대한 자신감은 떨어져있는 상태였고, 새로운 팀원분들의 성격을 제대로 몰랐던 것 탓에 내 생각엔 나름 소극적인 태도로 일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여기저기 오지랖을 부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지나가면서 괜히 말 걸고 수다 한참떨다가 자리로 돌아가고.. 밤에 잠에 들기 직전에 괜히 시간뺏나.. 하다가도 에이 몰라 하면서 잠에드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Output에서의 첫 임무는 버즈빌 입사 전부터 나에게 배정되었던 OOM 문제 해결이었다. 이전에 웹뷰에서 메모리릭이 있는것을 찾아 해결했었는데, 실제로는 그 원인이 아니었고 재발한다는 피드백과 함께 딥다이브를 했던 기억이다. 꽤 당연하게 생각했던 Rx 의 retry 함수가 그 원인이었다. onError 의 Rx 를 다시 시도하는 게 무한히 유지되면서 실패가 쌓이게 될 경우 에러가 나는 현상이었다.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을 하면서 Rx 라는 미지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지금도 어렵다.) 코루틴을 사용하고싶지만.. 코루틴은 삼성의 Lolipop 기기중 일부에서 정상동작 하지 않는 이슈가 있다고 한다. 이건 버즈빌 아니었으면 아마 평생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SDK 개발을 하면서 요상한 이슈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SDK 개발하면서 앱개발만 했다면 신경쓰지 않았을 여러가지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 버전별 핫픽스라던지 공개된 코드를 삭제하지 못한다는 이슈는 어딜가서도 겪어보지 못했을 것 같고 사용자(End User)가 어떻게 보이느냐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자분들이 잘 사용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부분도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많이 배운 점은 SDK 개발이라고 해서 쫄 필요가 없다는 것 ? 다른 개발자들이 보는 코드를 더 제품스럽게 코딩하는 방법을 잘 배우고 있는 것 같다. 더해서 과거 버전에 대한 빌드나 배포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더해서 과거부터 쌓인 Android 의 변화과정을 좀더 잘 알수 있지 않나 싶다. min SDK 를 16으로 유지하면서 최근에는 target SDK 33 대응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권한부분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구글의 정책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것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이미 몸으로 받아들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0년 이상 쌓인 Android 의 변천사를 받아들이는 방법 중 SDK 개발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23년 Arthur로서의 시작

2023년의 목표라고 하면 항상 벙쪄서 무슨말을 해야할 지 고민이 되는 것 같다. 그럴떄마다 우스겟 소리로 3대 500이라고 말하고는 다니지만, 실제로 내가 뭘 하고싶은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관심이 가는 분야라고 한다면 현재 우리팀에서 겪는 문제인 빌드와 배포관련 문제인 것 같다. 조금 더 들어가자면 gradle 단계를 조금 시간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은 있는 것 같다. 공부를 슬 시작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2023년 이주향으로서의 시작

2022년에는 버즈빌이라는 좋은 인연도 만났고, 그간 유지하던 좋은 인연을 떠나보낸 기억에 남은 해 인것 같다. 조금이나마 더 성숙해졌던 해 인것 같다. 새 해에는 지구 중력을 조금이나마 덜 받아보자는 목표가 있다. 아침마다 운동하는 의지를 다짐하면서 출근을 할 예정이다. 다치지 않게 운동 잘 해서 중력을 줄여보자.

괜히 낮술 한잔 하고 감성에 빠져서 주저리 주저리 적었지만 이정도면 꽤 잘 살고있군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꽤 열심히 잘 살 예정이다. 새로운 좋은 인연도 만들고 그만큼 더 열심히 살아보자는 다짐과 함께 28년째 살면서 첫 회고글이라는걸 마무리해본다.